목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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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일, 이 목캔디와 저 레모비타는 어떻게 내 수중에 들어온 것일까?
올해 초 2개월 간 몸 담던 D모사의 김 상무는 직원을 담금질한 다음 사과의 의미로 자신의 먹는 사탕 따위를 건네주곤 했다. 나는 그 사과를 받아들이지 않았으므로 먹지 않고 책상 서랍에 넣어두었다. 자신의 결함을 인정하지 못할 경우 미안하단 한 마디로 모든 게 용서된다. 삶의 간단한 사실을 모르고 살아가는 그는 어쩌면 불쌍한 존재일지도 모른다. 저 목캔디를 받은 날로 거슬러 올라간다.
출근길 지하철 안의 모습. 각자의 생존을 위해 일자리로 향하는 아침. 비좁고 불편한 공간에서 타인과의 신체적 마찰은 몹시 불쾌하다. 어쩌면 그 보다 불편한 게 시선처리인지, 아니면 잠시도 정신을 팔 데가 없으면 견딜 수 없는지 사람들은 무료신문을 펼쳐든다. 여러모로 무료신문은 공해다.
잠시 사용한 책상. 지금까지 내가 업무용으로 차지한 책장은 몇 개나 되는지 모르지만 위 사진도 그 목록에 추가해 본다. 파티션은 나중에 알고 보니 허먼 밀러 제품이었다. 근데 자세히 보면 내 우측 망에 뭔가 묻어 있는 게 아닌가...
과거에 누군가 어느 쪽에서 커피를 마치 액션 페인팅처럼 망에 수놓았다. 딱딱한 사무실에서 이런 추상적인 커피의 흔적을 보며 매일 마음의 안식을 찾았다.
중간 관리자들은 항상 볕이들고 엄폐가 유리한 자리를 꿰찬다. 그들과 다른 직원의 차이는 다른 짓을 하며 상대적으로 눈치를 덜 본다는 것. 저 자리에 오르기까지 어떤 시련을 겪었을까 가끔 생각해 본다. 정해진 시기에 적당한 직위에서 적절한 인맥으로.
'다른 직원'들은 여기저기 산개해 있다. 저 캐비넷의 용도는 대체 무엇일까? 상식적으로 서류나 비품이 들어있겠지 싶다.
아니다. 열량 보충제가 한 가득 비축되어 있다! 그것도 회사 비용으로 충당한다. 처음에는 옆에서 부스럭 거리는 소리 심해서 군것질을 조금 과하게 하는 줄 알았으나 나름 공식적인 행위였다. 내가 받은 목캔디는 저 통에서 나오지 않았다.
4월 1일 송별회. 두 달간 나름 정들었던 팀원들. 아지트가 되었던 가로수길의 바. 대기업이 중소기업 보다 못한 인사 오류로 심신을 피로하게 하였다. 이제는 어느 정도 마음이 안정되어 사진도 올린다.
퇴사하며 서랍에 있던 목캔디는 쓰레기통에 버리고 나왔다. 비타민도.
그간 연락을 두절하고 잠적하여 찾아주시는 분들께 사과 드리며 저는 조용히 기거하고 있음을 알려 드립니다. 'Photographs-Snaps > 2010'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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