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기록 장치
Scribbles 2008/11/09 22:57날아가버린 여름이 지나고 정신을 차려 보니 사진을 다시 찍고 싶은 욕망에 불타올랐다. 근데 필름은 더 이상 다루기 싫었다. 그럼 새로 사는 수 밖에.
구입 시기가 시기이니만큼 고려 대상은 3개 모델이었다. 가장 먼저 떠오른 건 D700으로, 장파와의 호환성을 누릴 수 있어서 끝까지 고려 대상이었으며, 다음으로 다크호스와 같은 A900, 마지막으로 아직은 출시를 하지 않았지만 역사상 최고의 예약 기록을 깨뜨린 5D Mark II이다.
먼저 D700. 현재까지 밝혀진 문제들은 쉽게 극복이 가능하다. 상급 DSLR을 똑딱이처럼 쓰겠다는 사람들 몇 때문에 시끄러운 것 같다. 사실 가장 치명적인 이슈는 다음과 같다: 11월 20일에 월드 와이드 이벤트를 개최할 예정이며, 업계의 경쟁에 맞춰가기 위한 신제품인 D4와 D800을 발표한다는 루머다. 약 4개월 후면 단종될 D700을 A900과 같은 가격을 주고 구입하는 게 억울했다. 해외 딜러들은 모두 D3와 D700에 $300 정도의 리베이트 행사를 하고 있으며, 일부 딜러들은 D3를 더 이상 주문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국은 멍청한 것인지 상도덕을 포기한 것인지 리베이트에 관한 언급은 한 마디도 없다. 만약 가격이 합리적인 수준으로 낮춰졌다면 벌써 구입했을지도 모른다. 어차피 프레스는 삽시간에 감가상각을 뽑고 내년 초에 D4와 D800으로 바꾸면 그만이지만 일반인들은 앉아서 돈을 날리는 것이다. 이렇게 장황하게 적은 이유는 아마도 내가 아쉬워서가 아닐까?
지금까지 5D Mark II는 full HD 동영상 외에는 A900과 비교하여 크게 뛰어난 점이 없어 보인다. 노이즈 억제력 정도랄까. 디테일을 얼마나 살리면서 노이즈를 적게 뽑는가가 관건인데, 어찌됐든 캐논의 기술력 하나는 인정해줘야 한다. 흔들림 보정이 렌즈로만 가능하다는 게 내게는 단점으로 꼽힌다. IS가 없는 단렌즈만 사용할 생각인데 어쩌란 말인가. 캐논 DSLR은 과거 세 대를 써봐서 큰 설렘도 없었고 발표했던 가격 보다 출시가격을 인상한다는 소문도 어느 정도 신경에 거슬렸으나 무엇보다 출시할 때까지 기다리기가 몹시 힘들었다.
그리하여 A900 낙찰.
픽스딕스는 주말이라 매장 간 제품이동을 못하는 상황이었고, 소니스타일은 아예 서로 재고조회를 안 하는 모양이다. 소비자가 각 매장에 전화해서 물건이 있는지 확인하고 가야 하니. 어쨌든 잘 사서 하루 사용한 결과 매우 만족스럽다. 먼저 구입한
그건 그렇고, 렌즈 말인데 새삼 규모의 경제가 주는 혜택(?)을 느끼고 있다. 이렇게 저렴하고 가벼운 플라스틱 조각들이란! 라이카라는 상아탑에서 내려오니 다양한 즐거움이 날 반겨준다.